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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목 : ‘천방지축마골피’는 천민의 성씨(姓氏)?

  •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천한 성씨(姓氏)라는 이유로 파혼을 하게됐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글을 올린 이는 자신의 성씨가 피(皮) 씨인데, 이를 두고 상대방의 부모가 “천민의 성씨”라며 결혼을 승낙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는 상대방의 부모가 “‘천방지축마골피’라고 천민 출신들의 성씨가 있다”며 “어떻게 이런 천박한 성씨를 가진 사람에게 내 자식을 내주겠냐”는 반응이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이 글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특히 ‘천방지축마골피’라는 개념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백정이나 갖바치(가죽을 만드는 장인) 등 멸시를 받던 직업들을 나타내는 성씨라는 이야기부터, 실제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개념이라는 반박이 맞서고 있는 상황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전형적인 도시괴담의 하나입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이 속설의 근거로 천(天)은 무당, 방(方)은 목수, 지(地)는 지관, 축(丑)은 소를 잡는 백정, 마(馬)는 말을 다루는 백정, 골(骨)은 뼈를 다루는 백정, 피(皮)는 가죽을 다루는 백정이라는 주장이 있는데요.

    하지만 이는 역사서나 문헌에 기록이 없어 어디서 유래되었는지 알 수 없으며 이 설에 대해 뒷받침 할 수 있는 근거 자료도 없는 괴담일 뿐입니다.

    특히 과거 천민으로 대우받던 이들은 기본적으로 성씨에 대한 기록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인데요. 족보 전문가 김원준 부천족보전문도서관 관장은 과거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천민은 기본적으로 성씨에 대한 기록이 없다”며 “단 민란 등 중죄를 일으킨 이에게 동물을 뜻하는 글자를 성씨로 부여하는 일은 있었지만 후손들이 죄인임을 뜻하는 그 성씨를 잇지 않고 다른 성씨로 바꾸기 때문에 대대로 이어지는 일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일각에서는 천(千)씨, 방(房)씨, 방(方)씨, 지(池)씨 등 소수 성씨의 경우 중국에서 귀화한 성씨이지 천민 출신임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여기에 축씨’와 ‘골씨’는 1985년 전국 성씨를 조사할 당시 275개 성씨 중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위 7가지 성씨가 천민 출신임을 나타낸다는 것은 잘못된 속설로 인한 전형적인 오해인 것이죠.

    또 말썽을 일으키는 이를 지칭하는 천방지축(天方地軸)이라는 사자성어는 ‘하늘 방향이 어디이고 땅의 축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뜻으로 천한 직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여담으로 이러한 속설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이를 모멘텀으로 한 마골피라는 가수가 등장하기도 했었습니다. 지난 2007년에 등장했던 이 가수는 당시 작명이유에 대해 “‘천방지축마골피’가 천민의 성이었다는 글을 소속사 사장이 보다가 앞부분인 ‘천방지축’은 의미가 있지만 뒤의 세글자 ‘마골피’는 아무런 뜻도 없이 굉장히 강한 느낌을 준다는 데 착안했다”고 밝혔습니다.


    2015년 10월 21일
    헤럴드경제 서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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